My life in five minutes

잡다함의 천재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에는 '다소 산만함'이라는 문구가 한 번도 빠진 적이 없습니다. 머릿속은 항상 재미있는 것들로 가득했고, 생각이 나면 즉시 실행에 옮겨야만 했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학부모 참관수업 도중 갑자기 물구나무를 섰다고 합니다.

Childhood photo
Childhood photo

아직도 물구나무를 왜 섰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이후에도 재밌어 보이는 건 일단 했습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다가 동네 체육관 구인 공고를 발견해서 PT 트레이너로 일했고, 힙합 음악이 좋아서 친구들과 곡을 만들었습니다. 대학에서는 미식축구부에서 뛰었고, 보디빌딩 대회에 나가 입상도 했습니다. 요즘은 러닝에 빠져 있습니다.

Playing American football
Bodybuilding competition
Running

개발자가 된 것도 우연이었습니다. 서울대학교 자유전공학부에 입학해 처음 선택한 전공은 기계공학과 인류학이었습니다. 인류학은 순수한 호기심으로, 기계공학은 밥벌이를 위해 선택했습니다. 그런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기계 제품을 만드는 과정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진로 고민을 하던 중 우연히 타다 서비스를 운영하던 VCNC 부스에 방문했고, 그렇게 스타트업 생활이 시작됐습니다.

VCNC startup days
VCNC startup days

이때 SQL을 처음 써봤는데, 필요한 데이터를 직접 뽑아내는 과정이 흥미로웠습니다. 게임을 좋아하지 않아서 컴퓨터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 경험 이후 컴퓨터공학으로 전공을 바꿨습니다.

기초를 배우기 위해 지금의 CEO Sam Lee에게 자료구조와 알고리즘 강의를 들었습니다. 코로나가 터지고 Sam은 이 학습을 온라인으로 옮기려 했고, 저는 그때 팀에 합류하여 처음 웹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5년이 지난 지금, 코드트리는 수만 명의 개발자가 알고리즘을 학습하는 플랫폼이 되었고, 저는 그 회사의 CTO로 일하고 있습니다.

Before
Codetree in early days
After
Codetree today

호기심은 저의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입니다. 빠른 실행력 덕분에 무엇이든 빠르게 파악하고 해낼 수 있지만, 한 분야를 깊이 파고드는 데는 늘 아쉬움이 남습니다. 5년 차 개발자가 됐지만 CTO로서의 기술 수준은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고, 역설적으로 이런 생각이 장점인 실행력마저 낮추기도 했습니다.

최근 AI 에이전트의 등장으로 계획만 세웠던 것들을 실행하는 허들이 낮아졌습니다. 그동안 미뤄뒀던 기술 블로그 운영과 팀 개발 문화 체계화에 집중하려 합니다. 탐험가의 마음으로.

Inspired by Lee Robinson